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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한의원』을 출간하신 지 2년 3개월 만에 『수상한 한의원2』로 독자분들께 인사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그간 어떻게 지내셨는지, 속편 공개를 앞두고 어떤 심경인지, 특히 독자분들의 어떤 반응을 기대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안녕하십니까, 배명은입니다. 먼저 2년 3개월이 지났다는 사실에 무척 놀랐습니다. 겨우 1년 정도 지났다고 생각할 만큼 시간이 빠르게 흘렀거든요. 여전히 저는 한의원에서 간호조무사로 일하며 어떤 일을 소재로 삼을까 고민했답니다. 그사이 많은 분의 도움으로 『수상한 한의원』이 해외로 나갈 수 있었고, 저는 다양한 이야기로 독자님들과 만났습니다. 아, 처음으로 제주도에도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이제 『수상한 한의원2』로 다시 독자님들을 만나게 되었는데 두려움과 설렘으로 심장이 빠르게 뛰고 있습니다. 부디 독자님들이 우화시에서 승범과 함께 즐거운 모험을 하시길 바랄 뿐입니다.

모험이라고 하시니 이렇게 여쭤보고 싶네요. 성공한 작품의 속편을 쓰는 것은 굉장한 모험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반지의 제왕> 시리즈, <터미네이터> 시리즈, <배트맨> 시리즈 등 레전드 반열에 오른 2편도 있지만 전편만 못하다는 평을 듣는 작품들이 부지기수죠. 작가님은 어떤 속편을 내놓겠다고 생각하셨나요? 가장 공들이신 부분이 어떤 것이었나요?

처음에 시리즈 2편을 출판사로부터 제안받았을 때 너무 기뻤습니다. 승범의 수상한 환자들을 더 보여드릴 수 있다는 생각에 마냥 좋았는데, 쓰면 쓸수록 과연 이게 재미있을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부족한 이야기로 전작을 좋아해 주신 독자님들께 실망을 드리지는 않을까 싶어 자다가 벌떡벌떡 일어날 정도로요. 그러다 『수상한 한의원2』를 수정할 때 다시금 이야기를 정독하면서 캐릭터들의 다정한 다독임에 깨달았습니다. '세상만사 다 잘될 수는 없다. 저 유명한 사람들도 속편이 안 되곤 하는데 나라고 별수 있겠나? 욕심부리지 말고, 그저 독자님들이 재밌게만 읽어주면 된다! 그냥 1편보다 조금만 더 잘 썼다는 이야기를 듣게끔 하자!' 출판사 관계자분들이 이 대답을 싫어할지 모르겠네요. 제가 가장 공들인 지점도 이것입니다. 1편을 읽은 많은 독자님이 책을 읽고 캐릭터들과 함께 울고 웃었다고 하시더라고요. 이번에도 제가 제 글에서 위안을 얻은 것처럼 독자님들도 『수상한 한의원2』에서 다른 사건에 휘말린 승범과 함께 즐거움과 위안을 받았으면 합니다.


전편에 이어 이번에도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이 다수 등장합니다. 전편이 힐링소설의 에피소딕 문법을 가져와 휴머니티를 강조한 오컬트 코미디였다면 이번에는 전편의 감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좀 더 사건성이 강조되는 활극 느낌의 판타지물을 써내셨습니다. 전편의 고수정과 공실을 비롯한 한의원 환자 캐릭터들의 자리를 조치언과 한의원 바깥의 다양한 인간, 신, 귀신, 동물 캐릭터들로 대체한 것이 절묘했고 성공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2편의 캐릭터들은 무엇에 주안점을 두고 구축하셨나요?

『수상한 한의원2』에는 1편보다 더 많은 다수의 캐릭터가 나옵니다. 간혹 많은 캐릭터에 혼란과 낯섦을 겪으실까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평범과 익숙함에 중점을 뒀습니다. 우리들의 옆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과 동물들을 이야기하기로 했습니다. 물론 그러지 않는 귀신과 신도 등장하지만, 이 소설에선 단지 존재로서 다를 뿐 희로애락과 본능에 충실한 사람과 다를 바 없이 표현했습니다. 이번 2편에서는 1편과는 조금은 달라진 주인공 승범이 한의원을 벗어나 직접 캐릭터들의 삶의 터전으로 가 그들과 부대끼며 더욱 친밀해지고 공감하고 이해합니다. 그렇게 우화시 곳곳의 장소를 다양하게 보여줌으로써 우화의 정경을 더욱 실감 나게 느끼도록 했고 독자님들도 금방 낯선 캐릭터들에게 익숙해지도록 이야기를 구성했습니다. 참고로 동물들은 작가 욕심으로 나오게 되었으며, 특히 개 귀신으로 나온 골든 리트리버는 작가의 반려견을 모델로 썼습니다. 그 이야기를 쓸 때 혼자 폭풍 오열을 했는데, (참고로 그 아이는 몸 건강히 똥꼬발랄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가까운 이의 죽음이라는 상실에 대한 남은 이의 건강한 이별은 어떤 걸까를 고찰하게 만든 부분이었습니다. 


또 하나 이번 속편의 단단한 줄기는, 느슨한 것 같고 도드라지지 않기도 하지만 주제 의식을 잔잔하게 전하는 승범-정미의 로맨스 라인입니다. 물론 결정적인 파트에서 두 사람의 감정이 어긋나고 종종 불꽃 튀기도 하지만 전체 서사에서의 비중은 크지 않습니다. 서브 플롯으로 배치하신 것인데 전편에 이은 승범의 성장 서사가 확장되도록 합니다. 작가님에게 승범은 어떤 사람인가요? 그에게 정미는 왜 필요한가요?

사람은 불완전하다고 생각합니다. 사는 내내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고 하고 만족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죠. 승범은 부족한 부분을 성공과 돈으로 채우려고 했던 캐릭터입니다. 하지만 정미가 있었기에 그것이 아닌 것으로도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다고 깨닫습니다. 바로 사랑으로 말이죠.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둘의 관계는 미묘하게 틀어집니다. 정미는 사랑에 있어 믿음과 신뢰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좀 더 상대방이 자신에게 기대주길 원하지만, 승범은 끊임없이 자신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그럴 때마다 스스로를 질책합니다. ‘내가 조금만 더 나은 사람이었다면.’ 승범은 저 자신의 일부 같습니다. 언제나, 어느 부분에서나 완전해지고 싶은 욕심이 있고 그에 도달하지 못하면 자책합니다. 하나를 하면 다른 하나가, 그 다른 하나를 하면 또 다른 하나가 못마땅합니다. 그래서 계속 불안하고요. 완전한 사람은 없다는 걸 알지만, 욕심을 내려놓지도 못하죠. 하지만 누군가가 넌 잘하고 있어! 라는 믿음을 준다면 그 불안의 굴레를 벗어던지고 저는 성장합니다.  그렇기에 흔들리는 승범에게 믿음과 신뢰 그리고 사랑을 주는 정미가 꼭 필요하답니다. 하지만, 승범도 그 사랑을 되돌려주는 법을 잘 배워야 할 것 같습니다.


이번 작품을 쓰시면서 특별히 신나게 쓰셨던 대목은 어느 대목이었을까요? 또 가장 애먹은 대목은 어떤 대목이었는지 궁금합니다. 독자분들이 두 대목을 읽으실 때 어떤 걸 눈여겨봐 주시면 좋겠다 혹은 느껴주시면 좋겠다 하는 점이 있다면 같이 말씀해 주세요.


초고를 끝내고 수정을 할 때 조민욱 CP님이 굿즈 기획을 고려하신다며 달항아리와 싸리비를 PPL처럼 넣어보면 어떻겠냐는 아이디어를 주셨습니다. 어떻게 어느 순간에 나오게 할지 고민했었죠. 1편에서는 약쑥 사탕 PPL을 넣어 승범이 환자한테 판매하는 장면을 쓰면서 혼자 얼마나 웃었는지 몰라요. 그때도 즐거웠고 이번 2편에서도 그 부분을 쓸 때, 마치 그 순간 글의 신이 내려온 것처럼 어렵지 않게! 즐겁고 경쾌하게! 눈앞에서 펼쳐진 영상을 그대로 보고 쓰는 것처럼 손이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흥분에 차 뜨거운 콧김을 내뿜으며 이것이 걸작이지 하며 썼습니다. 다 쓰고 여운에 젖어 ‘나중에 기회가 되면 다른 시리즈로 써봐야지.’라는 생각까지도 했고요. 하지만 이제 와 이성적으로 생각해 보면 초고 집필과 수정이 어려웠기에 그것들을 잊게 만든 새로운 '딴짓'의 황홀함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가장 애를 먹었던 부분은 승범이 이금주 환자를 진단하고 병의 위중함을 의심하여 자녀에게 알리고 상급병원으로 가길 권하는 대목이었습니다. 이건 시놉시스나 트리트먼트에서 없었지만 이야기가 부족한 것 같아 갑자기 추가한 에피소드였거든요. 어느 날 저희 어머니가 아팠다고 하셔서 그럴 땐 꼭 병원 가시라고 말씀드렸더니 어머니는 그냥 이러다 죽으면 그만이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때 속상해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이후 그런 생각을 가지신 분들이 꽤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자식들이 걱정하면 어쩌나, 죽을 날 얼마 안 남았는데 병을 고쳐서 무엇하나, 수술이며 치료 비용 걱정 등등의 이유로 말이죠.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진짜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그분들의 의견이 제일 중요하죠. 그분들의 몸이고 결정할 권리가 있으니까. 하지만 자식 입장에선 그게 쉽지 않잖아요. 내가 승범이라면 치료를 거부하는 환자의 마음을 어떻게 돌릴 수 있을까 생각해 봤어요. 저라면 조금 설득하다 그냥 답답해서 울었을 거 같은데 승범이는 수정을 보내놓고 후회해 봤기에 이번엔 어떻게든 떼를 쓰지 않았을까 싶었어요. 그래서 작품에 그것을 녹여냈습니다. 독자님들도 그 대목을 읽으며 본인이라면 어떻게 할지 생각해 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수상한 한의원』이 미국, 이탈리아, 태국, 러시아, 인도네시아, 대만에 수출되었는데요. 해외 독자들의 반응을 접하신 적이 있나요? 작가님께서 직접 해외의 반응을 살펴보셨거나 SNS를 통해 해외 독자들이 말을 걸어온 적이 있다면 그 경험을 공유해 주세요. 

처음에 인스타 디엠으로 어느 분이 말을 걸어주셨습니다. 이탈리아 분이신데 재미있고 의미있게 봤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때 알았습니다. SNS 대부분 번역 기능이 있고 몇몇 해외의 반응을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을요! 그래서 반응들을 보았더니 대부분 즐겁게 봐주셨더라고요. 승범과 수정이 티키타카 하는 것을 즐겁게 봐주시고 (공실의... 스포 방지 처리... 함께) 울었다고요. 사는 곳과 문화가 달라도 공감하는 부분들은 같았습니다. 사실 다른 나라의 개그 코드는 다르지 않을까 조금 걱정했었는데 이제는 그 걱정마저 내려놨습니다. 참 다행이라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이제 정신을 바짝 차려야겠다고 느꼈습니다. 소통의 폭이 좀 더 넓어진 만큼 타인에게 무례하지 않고 더욱 많은 이들이 함께 공감할 다양한 이야기를 해야 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요즘같이 흉흉한 세상에서도 다정한 이야기들로 마음이 훈훈해질 때면 ‘다정함이 세상을 구한다.’는 생각이 자꾸 들더라고요. 저도 그런 다정함으로 힘든 사람들의 마음을 다독이겠습니다. 글로써 좀 더 크게 세상을 구해보겠습니다!


 『수상한 한의원』 시리즈는 계속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독자분들도 그렇게 되기를 기대하며 앞으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궁금해하실 텐데요. 어떤 작품들을 준비하고 계신 지 살짝 들려주시고 마지막 인사를 부탁드려요.

『수상한 한의원』 시리즈 각 권에 키워드를 붙여 본다면 1편은 만남과 이별, 2편은 그리움과 그럼에도 삶을 살아간다?, 그리고 3편은 아마도 ‘재회’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지만 아직 정해진 건 없습니다. 아마 이번 『수상한 한의원2』를 독자님들이 어떻게 보셨는지, 무엇에 아쉬움을 느끼며 뭔가를 보고 싶어 하시는지에 따라 내용이 정해지지 않을까 싶어요. 하지만 중점을 둘 게 분명한 건 유쾌, 상쾌, 통쾌! 입니다. 그런데 『수상한 한의원2』 이후에는 우선 스핀오프 『산신 설원전』을 준비할 예정입니다. 이번 2편에 나오는 산신, 설원이 주인공이에요. 전설과 설화를 재해석한 호러 판타지 시대극이며 2019년 브릿G 작가 프로젝트 '내 이웃의 살인마는 누구인가?' 공모전에 선정되었던 「귀매」가 포함될 연작 소설집입니다. 인간을 도왔다는 이유로 신선에서 산신으로 강등되어 청수산에 유폐된 설원이 삐딱한 마음으로 놀고먹으며 허송세월 보내다 부하 호랑이와 함께 살인마를 찾는 이야기예요. 비록 시대물이긴 하지만 제가 좋아하는 것들이 잔뜩 들어갈 거예요. 이 또한 분명 유쾌, 상쾌, 통쾌하게 보실 것이라 자신합니다. 아직도 믿기지 않습니다. 귀신 이야기를 제일 좋아하기에 제 취향의 글을 쓰기 시작했던 2008년, 앤솔로지로 처음 단편을 발표한 2017년, 그리고 텍스티를 만나 2024년 첫 장편소설인 『수상한 한의원』을 발표하고 속편을 인터뷰하는 지금 이 순간까지. 게다가 많은 분이 심지어 해외에서도! 제 글을 좋아하실 줄은 몰랐습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귀신 이야기를 쓰겠습니다. 부디 『수상한 한의원2』를 즐겁게 감상해 주시길 바랍니다. 언제나 감사합니다. 멀리서 큰절을 올립니다. 

그때도 즐거웠고 이번 2편에서도 그 부분을 쓸 때, 마치 그 순간 글의 신이 내려온 것처럼 어렵지 않게! 즐겁고 경쾌하게! 눈앞에서 펼쳐진 영상을 그대로 보고 쓰는 것처럼 손이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흥분에 차 뜨거운 콧김을 내뿜으며 이것이 걸작이지 하며 썼습니다.


귀신을 보는 한의사 승범은 낮에는 사람을 진료하고, 밤에는 귀신의 한을 치료하는 한의원을 운영한다. 승범은 귀신들의 한을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주는데, 이에 성공하면 귀신이 사람 환자 10명을 홀려 데리고 오는 것으로 값을 치르게 한다. 덕분에 승범 한의원은 사람들에게도 귀신들에게도 점차 입소문이 나기 시작해, 제법 잘 나간다. 청수산이 내려다보는 우화시에서 말이다. 서울의 큰 병원 부원장 자리를 노렸던 승범이 우여곡절 끝에 귀신까지 봐 가면서 우화시의 어엿한 한의사로 자리 잡는 이야기를 풀어낸 『수상한 한의원』은 웃음과 눈물을 쏙 빼는 이야기라는 평을 들으며 2024년 서점가와 독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오컬트와 코미디를 절묘하게 녹여낸 독특한 힐링 소설이라는 평을 들으며 그사이 세계의 독자들과 만나기도 했다. 장편소설 데뷔작으로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배명은 작가는 『수상한 한의원2』에서도 특유의 유머 감각과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으로 무장한 채 귀신과 사람이 유쾌하게 어우러지는 한바탕의 소동극을 들고 돌아왔다.


 『마나의 편지』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그동안 총 6권의 그림책을 펴내셨지만, 이번 책은 작가님께서 ‘나이’라는 필명으로 처음 선보이는 그림책인데요, 어떤 마음으로 작업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안녕하세요. 축하 인사 감사합니다. 제가 작가로 등단한 지 15년이 되었는데요. 창작자의 길을 가는 것을 응원해 주시는 부모님께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 그동안은 아버지의 성씨를 따른 이름으로 책을 냈는데, 이번에는 어머니의 성씨를 딴 필명을 써 보고 싶었습니다. 어머니를 주인공으로 하면서, 새로운 이름으로 선보이는 작품인 만큼 더욱 신경 써서 작업했습니다.


작품 속 사랑스러운 캐릭터들이 매력 있게 다가오는 동시에, ‘마나’와 ‘일곱 숭아’가 다정한 돌봄과 연대로 연결되는 이야기가 긴 여운을 남깁니다. 처음에 어떻게 이야기를 구상하셨는지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어느 해 여름, 시골집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었어요. 그곳은 아버지의 고향이기도 하고, 부모님께서 종종 들러 텃밭에 과일나무와 꽃을 심으며 여가를 보내시는 곳이기도 합니다. 나무들을 둘러보다가 땅에 떨어진 복숭아를 발견했는데요. 장수풍뎅이, 호랑나비, 개미가 사이좋게 나누어 먹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문득 ‘복숭아들이 떨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러다가 복숭아를 소재로 이야기를 만들어 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마나의 편지』는 제3회 창비그림책상 대상 수상작입니다. 원고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어떤 점들이 바뀌게 되었나요?

캐릭터의 외양과 마나가 사는 집의 형태를 바꾸었습니다. 평범한 집이었는데, 소라껍데기 모양의 ‘소라 집’으로 설정했지요. 그리고 원래 여름과 가을 배경의 이야기만 있었는데, 개발 과정에서 겨울과 봄 에피소드를 추가했어요. 덕분에 이야기가 한층 풍성해진 것 같습니다.

표지도 바뀌었어요. 제가 처음부터 구상했던 표지와 출판사에서 디자인해 주신 표지를 두고 마지막까지 고민을 많이 했는데요, 새로 디자인된 표지에서 캐릭터가 더 생동감 있게 느껴져서 논의 끝에 그 방향으로 작업했습니다. 모두가 마음에 드는 방향으로 예쁘게 완성되어서 마음에 들어요. 


이 책은 마나가 친구에게 계절마다 쓴 편지 형식으로 쓰였지요. 작가님께서도 혹시 평소에 편지를 좋아하시거나 즐겨 쓰시는지 궁금합니다.

네, 저는 생일 또는 크리스마스와 같이 특별한 날이면 꼭 편지를 씁니다. 결혼을 앞둔 지인에게도 손으로 그린 그림을 담은 편지를 쓰는 편이에요. 때로는 특별한 일이 없어도 편지를 써서 주변인에게 주곤 하는데요, 어떤 말을 전할지 천천히 생각하며 편지를 쓰다 보면 마음속에 잔잔한 기쁨이 가득 차는 것을 느낍니다. 


작품에서 복숭아나무와 눈송이도 생명력을 가진 물활론적 세계관이 인상적인데요, 자연물을 잘 관찰하고, 자연물에서 이야기의 실마리를 얻는 편이신가요?

저는 어릴 적에 나무가 무성한 산과 들판 그리고 개울이 있는 곳에서 자랐는데요, 그래서인지 자연물을 관찰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또래 친구가 거의 없었던 저는 나무와 작은 열매들, 곤충, 조약돌, 구름과 같은 자연물과 대화를 나눴던 것 같아요. 지금도 작품을 구상할 때면 자연의 친구들에게서 아이디어를 얻곤 합니다.


책 마지막 부분에 “나의 마나, 엄마에게”라는 헌사를 넣기도 하셨는데요, 이번 작품에서 어머니를 떠올리신 배경에 관해서 듣고 싶습니다.

아까 말씀드린 대로, 처음에는 여름날의 복숭아나무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어요. 어머니가 갖고 계신 이미지에서 복숭아를 떠올리기도 했습니다. 어머니는 젊은 시절 하얗고 볼이 불그레한 아가씨여서 별명이 복숭아이셨거든요. 언젠가부터 어머니를 위한 그림책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었기에 복숭아나무와 어머니가 어우러지는 이야기를 구상했습니다.




제3회 창비그림책상 대상 수상작 『마나의 편지』가 출간되었다. 주인공 ‘마나’와 '일곱 숭아’가 고래섬에서 사계절을 지나며 겪는 다채로운 나날을 편지 형식으로 담았다. “탄력 있는 서사와 친근한 캐릭터의 매력이 돋보이는 작품”(심사평)으로, 마나와 일곱 숭아가 마음을 나누고 서로를 돌보는 관계 속에서, 일상이 한층 풍요로워지는 순간들을 섬세하게 그려 낸다. 옛이야기의 요소를 오늘의 감각으로 새롭게 풀어 어린이들이 즐겁고 주체적으로 삶을 가꾸어 나가도록 북돋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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