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방호복을 입는 몇 가지 방법
그렇다면 피할 수 없는 자리에서 무례한 사람을 마주할 때, 어떻게 하면 마음을 지킬 수 있을까요. 먼저, 반응을 선택하는 '틈'을 만드는 연습이 도움이 됩니다. 무례한 말을 들었을 때 즉각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속으로 천천히 숨을 한 번 내쉬며 "지금 이 사람의 말에 반응할 가치가 있는가?"를 스스로에게 묻는 겁니다. 이 짧은 간격이 감정의 자동 반응 회로를 끊어 줍니다.
진료실에서 이 이야기를 드리면 "선생님, 그게 진짜 돼요?"라고 되묻는 분들이 많습니다. 한 환자분이 기억납니다. 매주 팀 회의 때마다 특정 상사에게 면박을 당해 출근만 하면 심장이 빨라진다고 했던 분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그 상사가 그렇게 말할 때, 카메라가 이 장면을 찍고 있다고 상상해 보세요. 당신은 화면 밖에서 보고 있는 사람입니다."라고 제안했을 때, 그분은 웃으며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그런데 2주 뒤, 그분이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회의 때 또 당했는데, 이번엔 좀 달랐어요. '아, 또 저러는구나' 하고 한 발짝 떨어져서 보게 됐어요. 물론 기분이 좋지는 않았지만, 예전처럼 밤새 끓어오르지는 않더라고요." 인지행동치료에서 '관찰자 시점'이라 부르는 이 기법은, 거창한 훈련이 아니라 시선의 위치를 바꾸는 것만으로 감정의 온도를 내려 줍니다.
퇴근 후에도 그 장면이 반복 재생된다면, 감정을 글로 꺼내 놓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오늘 이런 일이 있었고, 나는 이렇게 느꼈다"라고 짧게라도 적어 보면, 머릿속에서 빙빙 돌던 생각이 종이 위에 내려앉으면서 한결 가벼워집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상대를 분석하거나 복수를 계획하는 글이 아니라, 내 감정에 집중하는 글이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무례한 사람에게 에너지를 쓴 만큼, 나를 위한 시간을 의식적으로 보충해야 합니다. 좋아하는 음악, 편안한 사람과의 짧은 대화, 가벼운 산책. 빼앗긴 에너지는 스스로 되찾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