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와 포토리소그래피
반도체 칩이 어떻게 생겼는지 생각해 보자. 예컨대 트랜지스터의 한 갈래인 전계효과 트랜지스터(field effect transistor, FET)는 반도체 층을 사이에 두고 위에는 절연체 층 위에 게이트 전극이 올라가고, 양 옆에는 소스와 드레인 전극이 배치된 구조로 되어 있다. 금속으로 만들어진 전극은 전기가 잘 통하고 절연체 층은 전기가 통하지 않지만, 반도체는 이름만큼이나 전기가 통할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 실리콘(Si)에 소량의 인 또는 붕소를 섞어서 본래 전류가 흐르지 않다가 온도가 어느 이상으로 올라가면 전류가 흐르는 반도체를 만들 수 있고, 섞는 도핑 정도에 따라 전류가 흐르는 정도도 조절할 수 있다. FET에서는 게이트 전극에 얼마나 큰 전압을 걸어주느냐에 따라 반도체를 통해 소스에서 드레인으로 전류가 흐를지를 결정한다. 트랜지스터에 축전기(capacitor)를 붙여서 전류가 흐른 경우 전자를 저장해 둘 수 있도록 조합하면 정보를 기억할 수 있게 된다. DRAM의 기본 메모리 셀이 바로 이것이다. 수없이 많은 셀들이 기판 위에 빽빽히 배열되고 서로 도선으로 연결되어 집적회로를 만들고, 전체가 에폭시와 같은 소재로 패키징되면 드디어 우리가 보는 칩이 된다.
도선을 차치하고 생각해도 FET 하나를 만드는 데 3개의 전극과 절연체+반도체 층의 위치를 정확히 정해줄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 모든 구성요소를 작게 만들수록 단위면적당 더 많은 소자를 올려 집적도를 높일 수 있고 같은 크기에 더 많은 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 램을 만들 수 있다. 사람의 손으로 하나씩 그어 만들기에는 크기를 줄이는 데 금방 한계가 오고, 실수 없이 설계도 그대로 대량 생산하기도 어렵다. 원본을 베껴쓰는 필사가 아니라 판 그대로 찍어내는 인쇄처럼, 설계도를 따라 반도체 기판의 요철을 몇 번이고 만들어낼 수 있는 포토리소그래피가 개발되면서 집적회로를 비로서 구현할 수 있게 되었다.
포토마스크는 포토리소그래피 공정의 원판에 해당한다. 원하는 부분만 빛이 지나가고 나머지 부분은 차단할 수 있도록 투명한 판에 아주 작은 금속 패턴이 새겨져 있다. 포토마스크를 통해서 빛을 쪼여 패턴을 전사하고 싶은 곳은 반도체 기판이다. 빛이 닿은 곳과 닿지 않은 곳의 차이를 화학적으로 만들어내기 위해서, 포토레지스트를 기판 위에 아주 얇게 깔고 나서 빛을 쪼인다. 예전에는 빛을 받으면 가교 반응이 일어나 더 이상 녹지 않게 되는 고분자들을 주로 포토레지스트로 사용했다. 용매로 씻어내면 가교된 부분만 녹지 않고 나머지 부분은 녹아 나가서 포토마스크의 패턴이 뒤집힌 모습으로 기판 위에 포토레지스트 패턴이 만들어진다. 플라즈마 내에서 만들어진 이온과 리디칼이 기판에 충돌하면서 기판을 깎아내는 에칭 과정에서 포토레지스트가 남아 있는 부분은 반응하지 않으면서 남게 되므로, 결과적으로 포토마스크에서 기원한 포토레지스트 패턴이 반도체 기판에 전사되어 요철을 만들게 된다. “레지스트”라는 이름은 바로 에칭에 저항하는 특성을 가리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