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가 연결되어 있지 않은데 특히 MF 앞단에 필터가 더 연결되어 있다면 아마 활성탄으로 채워져 있거나, 이온 교환 수지가 들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활성탄의 높은 단위 표면적을 이용해서 물질을 흡착함으로써 불순물을 제거하거나, 이온 교환 수지를 써서 중금속 이온을 잡으려는 용도다. 물론 흡착도 효과적인 정제 수단이지만, 크기에 따라 물질을 걸러내는 체 역할을 수행할 수는 없다. 체로서 기능하기 위해서는 막 전체에 의도하지 않은 빈틈이 없어서 물질이 새지 않아야 한다. 고분자가 막 분야에서(다른 소재 분야와 마찬가지로) 특별한 위치를 점유하는 이유다. 무기질 다공성 입자를 만드는 방법들은 잘 알려져 있지만, 롤투롤로 뽑아낼 수 있는 막으로 가공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UF 막은 물을 틀면 수압으로 인해 물이 흘러나올 수 있을 정도로 저항이 낮고, 미세플라스틱을 비롯해서 박테리아나 웬만한 바이러스는 다 거를 수 있을 만큼 촘촘하다. 그러나 물 속에서 이온을 골라내기에 40nm의 공간은 너무나도 넓다. 물도 쉽사리 통과하지는 못하겠지만 이온은 확실히 지나갈 수 없을 정도로 조밀한 표면층이 필요하다.
과학자들이 개발한 방법은 UF 막 표면에 고분자 층을 하나 입히는 것이다. 단백질을 만들 때처럼 아민(-NH2)과 카르복실산(-COOH)이 만나 이루는 아미드 결합을 보통 이용한다. 먼저 아민기가 2개 달린 분자를 물에 녹이고, 여기에 MF 막을 담가둔다. 한편에는 카르복실산(정확히는 반응성이 높은 -COCl 형태)이 3개 달린 분자를 물과 섞이지 않는 유기 용매에 녹여 용액을 만들어 둔다. 물이 안에 차 있는 채로 MF 막을 꺼낸 다음, 표면의 물기만 없애고 카르복실산 용액을 막 위에 부으면 물과 유기 용매 사이의 섞이지 않는 계면에서 아민과 카르복실산이 만나 반응이 일어난다.
분자당 카르복실산을 2개 쓰면 과학 실험에서 흔히 해보는 나일론 실 뽑는 것과 마찬가지로 선형 고분자가 만들어지겠지만, 분자당 카르복실산이 3개이기 때문에 중간중간 가지가 자라나면서 조밀한 그물상 구조가 만들어진다. 카르복실산은 물에 녹일 수 없지만 아민은 유기 용매에 녹일 수 있으므로 아민이 유기 용매층으로 확산해 올라가면서 반응이 계속되다가, 고분자 층이 두꺼워져서 더 이상 아민이 투과할 수 없게 되면 신기하게도 알아서 반응을 멈춘다. 보통 20–60nm 수준의 매우 얇은 두께가 얻어지며, 분자 구조를 잘 고르면 물도 통과하기 어려운 정도로 1nm도 안 되는 틈 말고는 거의 빈 공간이 없는 빽빽한 층이 지지체에 해당하는 아래 MF 막에 딱 붙어있게끔 만들 수 있다.
이 층에 대고 소금물을 압력을 가해서 밀어내면, 물은 간신히 고분자 층을 통과한 다음 MF 층을 빠르게 지나가지만 Na+와 Cl- 등은 거의 대다수가 튕겨나간다. 따라서 막 통과 전후의 소금 농도를 비교해 보면 통과한 후의 물이 훨씬 낮기 때문에 농도 차에 의한 삼투압이 발생하며, 이는 물의 이동과 반대 방향의 힘을 작용한다.
즉 막을 투과하여 물을 정제하는 과정은 삼투압에 반하는 과정이므로 역삼투압(reverse osmosis, RO)막으로 부르는 것이다. 막을 조밀하게 만들면 증류 저리가라 할 수준의 순수한 물을 얻을 수 있으면서도 물을 끓이는 것보다는 에너지를 적게 소모하기 때문에 경제적이고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데도 효과적이므로, 담수화 플랜트를 비롯해 순수 제조 공정에서 널리 쓰이고 있다. 요즘은 실험실에서도 “증류수” 대신 RO막으로 정수된 “탈이온화수”를 더 많이 쓴다. 막을 만들어 파는 회사 입장에서도 막은 소모품이어서 좋은 장사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막히고 유속이 떨어지기 시작해서 교체해야 하므로 한번 공장을 지으면 계속 사다 써야 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정수기 역시 필터를 주기적으로 교체하지 않으면 성능이 떨어지기 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