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SAE QUARTERLY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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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9 WINTER
한세실업
한세실업 중남미 수직계열화
진두지휘하는 김경 대표
“중남미, 미국과 가깝고
의류제조업 역사도 지닌
매력적인 곳”
- 2025년 말 과테말라 공장 오픈… 원사 생산 담당하는 핵심 시설
- 액티브 웨어 시장 잡으려 ‘텍솔리니’ 인수… 매출 비중 확대할 것
한세실업 중남미 수직계열화 진두지휘하는 김경 대표
“중남미, 미국과 가깝고 의류제조업 역사도 지닌 매력적인 곳”
- 2025년 말 과테말라 공장 오픈… 원사 생산 담당하는 핵심 시설
- 액티브 웨어 시장 잡으려 ‘텍솔리니’ 인수… 매출 비중 확대할 것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맞물려 글로벌 의류 산업계도 급변하고 있다. 한세실업은 트럼프 정부에 맞춰 미국을 효과적으로 공략하는 데 만반의 준비를 하는 등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김경 한세실업 영업 부문 대표는 취임 후 ESG 경영과 글로벌 생산 거점 다변화를 통해 위기 속에서도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대표는 “한세실업의 비전은 단순한 생산을 넘어 지속 가능한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있다”며 “글로벌 의류 시장의 변화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 ”이라고 강조했다.
“의류 제조의 새 패러다임 제시 앞장”
2006년 입사 뒤 수출 1부문 본부장, 부문장 등 수출 사업 요직을 두루 거친 것으로 안다. 기억에 남는 성과가 있다면?
“2019년부터 약 1년간 생산혁신부문장으로 베트남 법인에서 근무했던 경험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당시 한세실업의 베트남 내 3개 생산 법인뿐 아니라 여러 외주 공장을 직접 방문하며 실제 생산 현장 상황과 어려움을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신기술 도입과 공정 최적화를 위한 아이디어들을 얻을 수 있었고 그 경험이 한세실업의 독자적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인 ‘햄스(HAMS, HANSAE Advanced Management System)’와 같은 자동화 기기의 선제적 도입으로 이어졌다.”
햄스를 보다 자세히 설명한다면?
“2015년 자체 개발한 시스템이다. 덕분에 원·부자재 입고부터 재단, 봉제, 포장, 출고에 이르기까지 모든 제조 공정이 자동화됐다. 햄스 도입 이후 한세실업 공장의 생산성이 15%가량 향상됐다. 베트남 TG공장의 불량률은 0.01%에 불과할 정도로 높은 품질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연간 640만 장의 의류를 생산하는 공장에서 불량품이 800장 수준에 그치는 것을 의미한다. 품질 관리 측면에서 업계 모범 사례로 꼽힌다. 아울러 개인정보단말기(PDA)를 통해 전체 생산량과 불량률을 실시간 파악하는 것은 물론 데이터 기반 생산 계획 수립도 가능하다. 여기에다 무인 자동 배송 로봇(AGV)을 투입해 최대 600kg에 달하는 원단을 신속하게 운반하고 있다. 자동 재단 기계 장치는 투입 인력을 50% 이상 줄이면서도 정확하고 빠른 재단 작업을 현실화했다. 생산 효율성은 물론 품질과 비용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된 비결이다.”
2022년이 창립 40주년이었다. 새로운 비전이 궁금하다.
“전통적인 패션 ODM(제조업자개발생산) 산업의 한계를 뛰어넘어 자동화 공정과 첨단 IT 기술을 기반으로 변화하는 시장과 생산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최근 다품종 소량 생산 체제가 확산하고 노동 집약적 산업의 인력 유입이 감소하면서 의류 ODM 산업이 큰 전환점을 맞았다. 한세실업은 이러한 변화 속에서도 40여 년간의 글로벌 의류 산업 경험과 선진 기술력을 기반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한세 2.0’ 비전의 핵심은 차별화한 품질과 기술력을 통해 지속 가능성을 추구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리더십을 확립하는 것이다. 한세실업은 이를 위해 디지털 전환을 기반으로 한 IT 기술과 혁신적 디자인 연구·개발(R&D)을 결합해 의류 제조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버추얼 디자인(VD)팀을 구성해 2017년부터 3D 가상 샘플 제작을 도입했고 디자인과 샘플링, 수정 과정을 3D 이미지 처리 기술로 구현해 왔다. 이를 통해 실물 샘플 제작에 필요한 자원을 크게 절감하는 등 환경 오염을 줄이고 비용 효율성을 높였다. 한세실업은 또한 협력 브랜드사를 대상으로 가상 품평회와 버추얼 쇼룸, 3D 패션쇼, 사이버 카탈로그 등 디지털 포맷을 활용한 차별화한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이 디자인 단계에서부터 생산 효율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패션 업계의 디지털 전환 속도를 가속화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한세실업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루겠다고 선언했다.
“그렇다. 한세실업은 업계 내 ESG 선구자로서의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2024년 하반기 국내 대표 ESG 평가 기관인 서스틴베스트가 진행한 기업 ESG 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AA’를 획득했다. 환경, 사회, 지배구조 전 영역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2024년 하반기 ESG 베스트 기업’에 선정됐다. 특히 5000억 원 이상 2조 원 미만 상장사 30곳 중 5위를 차지하며 우수한 성과를 입증했다. 이러한 성과는 2019년부터 자발적으로 수립한 탄소 배출 절감 목표를 지속적으로 실천한 결과다. 한세실업은 2022년부터 주요 해외 생산 법인을 중심으로 태양광 패널 설치, 재생에너지 공급 인증서 구매, 바이오 연료 사용 등을 확대하며 탄소중립 실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제 공급망 리스크에도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2024년 10월 베트남에서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밝힌 내용이다. 의류 산업은 면화, 원사, 원단, 염색·가공, 봉제 등 다양한 공정을 거친다. 그만큼 수많은 공급자가 연계된 복잡한 가치 사슬을 형성하고 있다. 한세실업은 고객에게 제공되는 제품의 최종 가공자로서 모든 원·부자재의 출처와 원산지 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데이터베이스 기반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공급망의 모든 이력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국제 공급망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이는 등 글로벌 고객사의 요구 사항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서다. 또한 한세실업은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 고객사의 사회·환경적 규정을 철저히 준수하고 있고 제품 생산국의 현지 법규 준수 상황도 면밀히 관리·감독하는 중이다.”
“트럼프 2기, 의류 업종에는 오히려 호재”
2023년 1월 대표 취임 뒤 중남미 수직계열화 프로젝트를 총괄하고 있다. 베트남에 최대 생산 법인을 보유 중인 한세실업이 중남미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코로나19 팬데믹은 국지적 이슈로 인한 물류와 생산 중단이 글로벌 공급망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이후 많은 브랜드가 생산 거점을 분산하고 균형 잡힌 생산 비중을 확보하는 것을 주요 전략으로 삼고 있다. 한세실업도 이러한 교훈을 바탕으로 아시아와 중남미, 동반구와 서반구를 아우르는 균형 있는 생산 네트워크를 구축하고자 한다. 특히 중남미 지역은 미국이라는 주요 소비 시장과 지리적으로 가까워 물류 소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동시에 오랜 봉제 산업 역사와 충분한 노동력, 높은 숙련도를 바탕으로 한 매력적 생산 기지로 평가받는다. 한세실업이 중남미 지역에서 원사 및 생산 역량 확충을 비롯해 그 상위의 봉제 생산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섬유업 전반의 확장을 추진해 나가는 이유다.”
프로젝트 가동 시점은?
“과테말라 복합단지 복토 공사를 완료한 상태다. 프로젝트는 2025년 4분기 가동을 목표로 한다. 프로젝트가 가동되면 니카라과, 과테말라, 아이티, 그리고 최근 확장한 엘살바도르 봉제 공장에서 작업 규모를 대폭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역 안에서 원사와 원단의 안정적 공급망을 확보하게 되는 만큼 생산 효율성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더 나아가 신사업 기회 창출 등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25년 4분기에는 과테말라 1공장도 오픈한다고 들었다.
“그렇다. 에코스핀 1공장은 한세실업의 첫 방적 공장으로, 수직계열화의 출발점인 원사 생산을 담당하는 핵심 시설이다. 하루 약 2만 5000kg의 원사를 생산할 수 있는 3만 7000추 규모로 설계했다. 에코스핀 1공장이 각종 원사를 직접 생산하면 이를 한세 편염직 법인이 원단으로 제조하게 된다. 주요 바이어와의 제품 개발을 원사 단계부터 진행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게 되는 셈이다. 안정적 공급망 운영은 물론 제품 개발 역량을 크게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에코스핀 1공장은 100% 미국산 면화를 사용해 원사를 생산할 예정이다. 최근 강조되는 원산지 증빙 리스크를 해소하면서 공급망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
최근 미국 섬유 제조 기업 ‘텍솔리니’를 인수해 화제가 됐다.
“합성섬유는 인기를 끌고 있는 요가복, 운동복 등 액티브 웨어의 핵심 소재다. 다양한 기능과 특성을 가진 원사를 개발해 소비자와 브랜드가 원하는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성장 잠재력을 지녔다. 한세실업은 기존 천연섬유 기반 니트 및 우븐 생산 역량에 더해 합성섬유 기반 기능성 의류 생산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자 한다. 그 첫 단계로 35년 역사의 합성섬유 제조 공장인 텍솔리니를 인수한 것이다. 텍솔리니는 미국 안에서도 선진 합성섬유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인수를 통해 한세실업은 첨단 소재 개발 역량을 내재화한 것은 물론 미국 내 브랜드 및 바이어와 제품 개발 초기 단계부터 긴밀히 협업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텍솔리니와의 협업은 한세실업의 액티브 웨어 사업 전략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한세실업은 2023년 미국 스포츠 유통사인 ‘딕스스포팅굿즈’로부터 액티브 웨어 물량을 처음 수주했다. 딕스스포팅굿즈는 ‘칼리아’라는 여성용 액티브 웨어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칼리아는 2024년 1월 ‘인스파이어’라는 요가복을 출시했다. 한세실업은 인스파이어의 초기 출시 단계부터 디자인, 샘플, 제작, 납품 등 전 과정에 관여했다. 액티브 웨어는 요가복과 같은 애슬레저(애슬레틱+레저)와 아웃도어 등 기능성 의류를 포함하는 분야다. 미국 액티브 웨어 시장 규모는 2027년 약 175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세실업은 이를 기회로 삼아 2023년 기준 19%였던 액티브 웨어 매출 비중을 30%까지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K-콘텐트 융합 첨단 제조업 기반 다질 것”
한세실업이 장기적으로 나아갈 방향도 얘기해 줄 수 있나?
“물론이다. 미국의 글로벌 브랜드들이 주요 바이어인 만큼 현지 시장을 더욱 효율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특히 미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 정책을 전면에 내세운 트럼프 정부의 대중국 수출 압박이 한세실업에는 오히려 기회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의류 제조업은 중국발 과잉 공급과 저가 공세로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정부가 중국에 대한 견제와 압박을 강화할수록 국내 의류 제조사에는 호재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한세실업은 이러한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자체적으로 축적해 온 첨단 IT 기술과 R&D 디자인 역량을 적극 활용해 미국 시장 공략을 겨냥하겠다. 더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ODM 제조 사업 모델을 정립해 국가와 브랜드의 경계를 넘어 협업할 수 있는 독자적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단순히 생산 공장을 확장하거나 자동화 기계를 도입하는 것을 넘어 각 작업 구간의 효율성과 원·부자재 출납 등 공정별 데이터를 한세실업의 자체 시스템인 햄스에 연동하고 있다. 이 플랫폼에 공급망 데이터 베이스를 연결하고 나아가 납품 제품의 판매 실적까지 통합하면 보다 정교한 수요 예측과 정확한 생산 계획이 가능해질 것이다. 이를 통해 완전에 가까운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한세실업의 비전이다.”
개인적 목표가 있다면?
“K-패션이 여전히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ODM 또한 K-패션이 최고’라는 인식을 세계에 확산시키는 것이다. 한세실업을 비롯한 몇몇 기업은 해외로 생산 기지를 이전하면서도 대한민국 섬유 제조업의 명맥을 이어왔다. 많은 이의 예상을 뛰어넘는 성장을 지속해 왔다. 한세실업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넘어 과테말라, 니카라과, 아이티, 엘살바도르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면서 4만 명 이상의 글로벌 고용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앞으로 제 커리어를 ‘옷을 만드는 업’에 전념하면서 섬유 제조업이 더 이상 사양산업이 아닌 K-패션과 K-콘텐트를 융합한 첨단 제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다지고자 한다. 이를 통해 다음 세대에 더 많은 일자리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데 기여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