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구조 그리기
페놀과 폴리페놀의 화학 구조를 아래 그림에 보였다. 먼저 위쪽의 페놀 구조를 보자. 유기화학에서는 구조를 그릴 때 가장 자주 나오는 원소인 탄소(C 원자)는 점으로 대신하고, 탄소에 연결된 수소(H 원자)는 생략한다. 그러니 그림에서 한 줄은 탄소-탄소 단일 결합이다. 모서리를 차지하는 탄소 입장에서 보면 각 탄소 원자는 네 개의 팔을 뻗어 다른 원자와 연결될 수 있으므로, 연결된 선의 개수를 4에서 빼면 나머지가 해당 탄소 원자에 연결된 수소 원자의 개수가 된다. 모서리가 두 줄이면 탄소-탄소 이중 결합인 셈이다. 이렇게 만들어지는 육각형이 케쿨레가 뱀이 꼬리를 물고 있는 뱀을 보고 깨달은 방향족 고리에 해당한다. 산소 원자에 수소가 두 개 붙어있으면 물(H2O)이고, 방향족 고리에 붙은 -OH는 하이드록실 기라고 부른다. 산소(O 원자)는 자주 나오지 않으니까 따로 표시하고, 여기 연결되어 있는 수소도 그려준다. 이렇게 해서 아래 그림이 나온다.
아래쪽에는 요즘 들어 더욱 유명세를 타는 분자로 와인의 쓴맛을 담당하는 탄닌산(tannic acid)을 예로 들어 폴리페놀 구조를 그렸다. 페놀에 비해서 훨씬 큰 분자임을 한눈에 알 수 있다. 하이드록실 기의 숫자를 보면 가장자리에 있는 방향족 고리에는 고리당 하나가 아니라 세 개씩 붙어 있고, 하나 안쪽에 있는 고리에도 두 개씩 붙어 있어서 페놀보다 훨씬 많다. 폴리페놀이라는 이름은 방향족 고리에 하이드록실 기가 “여러 개” 연결되어 있는 특징을 가리킨다. 자연에 존재하는 폴리페놀들은 녹차에 들어있다고 해서 유명한 카테킨(catechin)처럼 페놀보다는 커도 엄청 커다랗지는 않은 분자도 있고, 탄닌산처럼 여러 개의 방향족 고리들이 서로 붙어서 거대한 분자를 이루는 경우도 많다. 탄닌산쯤 되면 고분자 친구라고 보아도 손색이 없다. 카카오에는 무게 기준으로 약 6-8%의 폴리페놀이 들어 있는데, 카테킨이 속하는 플라비노이드 계열의 화합물이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폴리페놀은 카카오와 녹차처럼 주로 식물과 과일류에 함유되어 있고, 또 해조류에도 분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