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도 지난 2020년 말에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수립하였다. 그리고 그 다음 해에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기본법」을 제정하여 전 세계에서 14번째로 국가의 탄소중립 비전을 법제화한 국가가 되었다. 우리나라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 실천에 매우 적극적이고 선도적인 국가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미국, EU 등 주요 선진국 역시 우리나라와 동일하게 2050년까지의 탄소중립을 선언한 가운데 우리나라는 이들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큰 부담과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즉, 우리나라는 탄소 多배출 중심의 제조업 비중이 높고, 재생에너지 확대 여건 또한 불리해서 저탄소 산업구조로의 변경과 에너지 전환이 만만치 않은 도전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글로벌 탄소중립 노력에 우리나라가 적극 동참하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 최근에는 주요 선진국들의 탄소 관련 정책들이 글로벌 무역질서의 재편을 초래하고 무역장벽의 수단으로까지 확대될 조짐을 보임에 따라,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대응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우리 정부는 지난 2023년 4월에 탄소중립기본법에 근거하여 제 1차 국가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을 수립하였다. 기본계획은 정부가 국가의 탄소중립 비전 및 중장기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해 20년을 계획기간으로 하여 5년마다 연동계획을 수립하여 시행하는 것으로, 국가의 탄소중립과 녹색성장에 관한 최상위 계획이다. 제1차 기본계획에서는 2030년 국가 전체의 온실가스 배출량 목표를 2018년 727.6백만 톤 대비 40% 감축한 436.6 백만 톤으로 정하였다. 그리고 연도별 감축 목표의 경우, 2023년부터 2027년 까지 5년간 누적 감축량은 78.89백만 톤, 2028년부터 2030년까지의 3년간 누적 감축량은 148.4백만 톤으로 설정하였다. 이는 2030년까지의 총 감축량 중 75%를 2028년부터 3년 동안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참고로 우리나라의 국가 온실가스인 벤토리 보고서 (National Greenhouse Gas Report of Korea)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온실가스배출량은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는 가운데, 2000년~2009년 연평균 총배출량 증가율은 1.9% 수준이었고, 2010년-2019년 연평균 증가율은 0.7% 이었다. 그러다가 최근인 2019년~2020년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년 대비 각각 3.5%, 6.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뿐만 아니라 전 지구적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우리나라 기업들의 참여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작년 대한상공회의소가 실시한 국내 기업들의 탄소중립 인식에 관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기업의 68.8%가 탄소중립 추진이 기업 경쟁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그 이전 같은 조사에서 긍정적 평가가 34.8%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1년 새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기업들도 탄소중립 이행의 필요성을 보다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국내 기업들의 탄소중립 활동 참여 경로는 다양하다. 온실가스배출권거래제와 같은 의무 이행을 통한 온실가스 감축은 물론이고, 과학적 기반의 온실가스 감축 이니셔티브 (SBTi) 참여2) , RE100과 같은 재생에너지 사용확대, 국내·외 자발적 탄소시장 등을 활용한 탄소 상쇄(offset), 공급망 탄소 관리 등에 점점 더 많은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 외에도 국내 기업들의 온실가스 감축을 포함한 기후위기 대응 활동들은 매우 다양하나 여기서 모두를 언급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먼저, 우리나라는 지난 2012년 「온실가스 배출권의 할당 및 거래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2015년 1월부터 온실가스배출권거래제(K-ETS, Korea Emission Trading System)를 시행하고 있다. K-ETS는 국가의 2030 NDC 및 2050 탄소중립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제도로써, 2024년 현재 약 700여 개의 온실가스 다배출 기업들을 대상으로 제3차 계획기간(2021~2025)이 진행 중에 있으며, 국가 총 온실가스 배출량 중 직접배출 기준으로 약 73.5%를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