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라이팅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위험한 사람의 유형을 피하려는 노력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가해자들이 처음부터 ‘내가 당신을 가스라이팅 하겠다’고 덤벼들지는 않습니다. 타인에게 조종하는 단계에서 처음에는 친근함을 드러내면서 접근하고, 가까워지는 것이 먼저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가스라이팅을 할 사람들을 선별해서 피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그러니 친해진 사람이라도 과도하게 나를 휘두르는 모습이 보일 때 피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처음부터 마각을 드러내는 사람도 있지만, 한참 친해지고 내 사람이라고 여기게 된 후에야 가스라이팅을 슬슬 시작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가까워진 후에 우리가 친하기 때문에, 저 사람은 나를 좋은 사람으로 여겨주기 때문에, 그리고 내가 너무 예민한 사람을 취급받을까 봐 그 사람이 하는 가스라이팅에 반박하거나, 벗어나기 힘들어지기 때문에 문제가 생깁니다. 아무리 친하더라도 자신의 영역이 침범받고, 타인에게 과하게 휘둘린다는 것을 알아차릴 기회가 있다면 고민을 해보아야 합니다.
자신의 본능적인 육감과 ‘촉’을 무시하면 안됩니다. 가스라이팅을 당하고, 조종당하는 과정 내내 상대에게 100% 휘둘리는 사람은 없습니다. 가랑비에 옷젖듯이 서서히, 모르는 사이에 상대의 프레임에 젖어 듭니다. 하지만 분명히 휘둘리는 과정 중에도 뭔가 불편하고 찜찜함이 느껴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그 사람을 만나면 왠지 모르게 답답하고, 불편하고, 목이 졸리는 것 같은 느낌을 받거나, 한참 대화하고 나면 개운함과 즐거움보다 오히려 짓눌리는 느낌을 받는다면 그 대화를 곱씹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상황을 머리로 인지하는 속도보다, 감정이나 신체적인 감각이 작동하는 속도가 더 빠른 법입니다. 의심이 된다면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기 위해서 다른 사람의 의견을 구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자신이 원래 다른 사람에게 쉽게 끌려다니거나, 귀가 얇아서 물건을 덜컥 사고 후회를 하는 경향이 있는 사람들은 ‘내가 잘 휘둘리니까, 적당한 거리를 두자’라고 생각하며 레이더를 항상, 미리 켜놓을 필요가 있습니다.